2021학년도부터 입시의 변화가 크다. 변화에 따라 수혜를 받는 집단이 있는 반면, 불리함을 겪게 되는 집단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기관에서 공표하는 변화의 의도 및 목적과는 달리 실제 변화 이후의 결과는 기존의 목표와는 상이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았다. 즉 변화의 표면만 보아서는 그 양상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SKY 입시의 경우 특목, 자사, 일반고의 치열한 경쟁이 있다는 점에서 아주 작은 변화라 하더라도 그 결과에 있어 큰 차이를 불러오곤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입시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다.

▧ 입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예비 고1 학생 및 학부모들이 고등학교 진학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크게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앞으로의 입시는 변화의 표면적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사, 특목, 강남 일반고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크게 7가지의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정시 확대 2) 수상실적 제공 개수 제한 3) 자율동아리 1개로 제한 4) 소논문 기재 금지 5) 학생부 기재 분량 축소 6) 추천서 폐지 7) 수능 학습량 축소 정도로 요약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혹시 이 7가지의 항목들이 왜 특목, 자사고에 유리한 양상을 만들어 낼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첫 번째로 정시가 확대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을 할 수 있지만, 결국 정시 진학의 핵심이 고난도 문항을 맞추는지, 못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난도 문항을 다루어 줄 수 있는 수준을 가진 학교가 강점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그러나 어차피 정시는 수험생들이 학교 내신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준비하는 부분이 더 많을텐데 지금과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내신이 어렵지 않은 일반고의 경우에도 그 학교에서 좋은 내신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공부에 50 % ~ 60 %는 내신을 위한 공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문항이 어렵지 않지만 이를 위해 소모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특목, 자사, 강남 일반고의 경우 내신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고난도 문항을 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 다음으로 수상실적 제공 개수가 제한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수상실적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먼저 이해를 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학생이 수학을 1등급 맞고 영어를 3등급 맞았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수학은 잘하고 영어는 잘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그 학교가 공부를 잘하는 학교라면 이 학생은 영어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내신 성적은 좋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목, 자사, 강남권 일반고의 학생들이 겪는 문제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영어 경시대회에서 금상을 탄 실적이 있다면, 이 학생이 내신은 좋지 못하더라도 능력이 뛰어나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수상실적은 내신 성적에 대한 도안 자료로서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는 일반고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고에서 내신이 좋은 경우에도 그 학생의 실력을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의 수준이 낮아서 잘 받은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수상실적이 있다면 그 학생의 진짜 실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일반고의 입장에서도 내신 성적의 도안 자료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수상실적의 제한은 특목, 자사고나 일반고 모두에게 비슷하게 영향을 주는 것 아닐까요?

아닙니다. 이 경우에도 실질적으로는 일반고에 불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고의 경우 자신의 내신 성적을 보완할 수단으로 수상실적을 최대한 많이 쌓고 이를 활용해왔었는데 이제는 그 방법이 막혔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결국 일반고 학생들이 준비해왔던 루트가 한 가지 막힌다는 점에서 일반고 학생들에게 이전보다 불리하게 적용이 될 항목으로 보입니다.

▧ 세 번째로 자율동아리 개수가 제한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보면 좋을까요?

이 항목이 아이러니한 항목입니다. 일반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지만, 이 또한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특히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까지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자율동아리 2개 내지 3개를 함으로써 경쟁력을 만들어 왔습니다. 반면 자사, 특목고의 경우 학교 동아리 자체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결국 자율 동아리 개수가 제한이 된다는 것도 표면적으로는 일반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네 번째로 소논문 기재 금지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잘못된 인식도 많고 특히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으로서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본 일반고 학생들도 소논문 준비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써왔었는데요. 우선 소논문을 쓰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을까요?

소논문의 핵심은 소논문 자체가 아니라, 소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기존에도 마찬가지였고 공부했던 내용에 대한 평가를 해줬을 뿐이지 소논문 자체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즉, 학생들이 공부를 한 것에 대한 평가 지표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소논문 유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그렇다면 소논문 기재가 금지된다 하더라도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어 보이는데, 일반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보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일반고의 경우, 소논문 기재가 금지됨에 따라 즉각적으로 이와 관련된 활동들을 대폭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자율동아리 탐구 대회를 없애는 등의 변화는 소논문 활동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한 잘못된 판단입니다. 소논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논문 기재가 금지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공부를 할 수 있는 길 자체를 막아버린 것입니다. 반면 특목, 자사고의 경우 독서토론대회 등 학생들이 공부를 했던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대안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본적인 인프라에서 차이가 있는 일반고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그럼 다음으로 학생부 기재 사항이 축소 된다는 부분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학생부 기재사항의 분량이 절반가량 줄어듭니다. 역으로 질문해보겠습니다. 글을 길게 쓰는 것이 어려울까요? 아니면 짧게 쓰는 것이 어려울까요?

▧ 짧게 쓰는게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맞습니다. 짧게 쓰는게 훨씬 어렵습니다. 내용의 퀄리티는 유지한채 분량을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결국 교사의 역량과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반고 교사분들과 특목, 자사고 교사분들의 역량 차이가 난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것은 구조적으로 수험생들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에 있어서 다르다는 것입니다. 수험생들의 입시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특목, 자사고가 이러한 점에서 더 강세를 띌 것으로 보입니다.

▧ 다음으로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추천서 폐지의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자사, 특목고에서 추천서를 받지 못해 제약을 받았던 학생들의 제약이 풀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과학고나 영재고의 경우 의대 추천서 자체를 써주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의대 진학에 있어서 많은 제약이 있었는데, 추천서가 폐지될 경우 이들의 유입에 있어서 제약이 사라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유입되는 수험생들이 일반고 수험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좋은 스펙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고 수험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최저학력기준의 폐지가 함께 맞물린다면 수능 공부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학생들에 대한 진입 장벽까지 함께 무너지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 최저학력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결국 마지막 요인, 수능 학습량 축소와 연결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능 학습량 축소는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일반고가 불리할 것이라고 보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민사고와 하나고의 예를 들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수능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학년이 되면서 정시로의 전환을 생각해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수능 공부는 수능 공부에 맞춘 준비가 필요하고 기존에 수능에서 요구한 공부량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정시 전환이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학 과목에 있어 학습량의 부담이 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수학 영역에서 기하 부분에 부담이 없어지게 됩니다. 결국 뛰어난 능력을 가진 수험생들의 정시 전환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결코 공부에 있어서 조금 늦게 시작한다고 뒤처지거나 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전체적으로 요약을 해보면, 기존에 특목, 자사고 학생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던 것들의 제약이 풀리면서 이들의 대거 유입이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표면적인 이유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그와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입 자체도 매우 힘들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갈 수 있다면 반드시 특목, 자사, 강남권 일반고를 가기를 권장드립니다.

▧ 네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를 고려해보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라면 가급적 특목, 자사, 강남권 일반고를 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그 집단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기 때문이 아니라, 일반고 학생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경쟁력의 상실 과 특목, 자사고 학생들의 유입 가능성 확대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고와 비교했을 때 특목, 자사고의 교육 인프라에 있어서 이미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전개 양상을 예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예비 고1 학생, 학부모님들의 선택에 있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민상윤
월간 정성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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