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4월은 늘 학생들을 고민에 빠뜨린다. 한주마다 체감되는 따뜻해지는 날씨와 항상 때보다 일찍 피는 것 같은 산수유, 목련, 벚꽃은 공부를 벗어날 좋은 핑곗거리가 되어주곤 했다. 우스갯소리로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고 하지 않던가. 보통의 날이면 중간고사를 준비할 학생들이 이젠 처음 겪는 온라인 개강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특단책으로 전국 곳곳의 유채꽃이 갈아엎어지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몽우리를 피워낼 생각으로 겨우내 기다렸던 유채꽃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보다, 사회가 한시라도 빠르게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조금 더 커진다. 매해 꽃은 피지만 달력에 적힌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으니, 수험생에게도 이미 만발한 꽃보다 ‘2020년의 4월’이 더 중요할 것이다.

사실 달력에 적힌 날짜도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4월엔 늘 그렇듯 꽃이 피지만 4월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하지 못했던 일들,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할 때의 기준은 바깥의 풍경이 아닌, 나 자신이어야 한다. 흘러가는 시간과 아직 미정인 수많은 변수들 앞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내가 무엇이 부족한 지, 무엇을 더 채워야 되는 지이다. 굳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정답을 찾기보다는, 저마다 본인들만의 속도로 새로운 2020년의 4월을 채워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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