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학교를 소재로 한 옛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선생님이 꼭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라는 조언을 한다. 이 말은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성적을 올리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즉,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시간을 많이 투자하라는 얘기다. 그런데 정말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일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이 말은 맞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만 많이 쓴다고 해서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말은 틀렸다. 분명히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있었는데, 유난히 머릿속에 남는 지식이 없었던 날을 모두들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들은 무작정 공부를 오래하는 것이 좋은 공부법은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학습의 양과 질을 동시에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략적 사고의 기술」 은 늘 하던 대로 열심히만 했던 직장인의 업무 양상을 비판하며 전략적 업무 처리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전략적 사고를 정의하고, 그것이 일상 업무, 의사 결정, 그리고 조직 구성원 관리에 적용될 수 있는 노하우와 관련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략적 업무 처리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학이나 상경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법한 책이다. 컨설턴트나 C. E. O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다양한 저자들이 실제 기업의 사례를 현장감 있게 분석해준다는 점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이 책의 출처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하버드 대학교의 자회사인 하버드 비즈니스 퍼블리싱(Harvard Business Publishing)에서 발간하는 매니지먼트 관련 잡지이다. 이 잡지는 일반 기업 종사자들도 많이 읽는 일반적인 잡지이며 케이스가 많아 경영대학의 학생들도 많이 활용한다. 2014년부터는 동아일보에서 HBR 한국어판을 발간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전국 경영대학에서 무료로 배포중이다. 경영과 관련된 이슈들이 꾸준히 출판되는 잡지이기 때문에 상경계열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잡지를 꾸준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이 책에 제시되는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의 인사이트들은, 관련 전공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본인의 학습 방법에 적용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수험생들이 참고하면 좋을 인사이트는 간략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첫째, 전략적 사고란 기회와 문제점을 광범위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여러분의 행동이 조직과 팀의 앞날 혹은 재무제표상의 순이익에 미칠 수도 있는 잠재적 영향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는 학습 과정에서도 광범위한 관점에서 기회와 문제를 분석하여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둘째, 전략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날마다 되풀이되는 업무에서 벗어나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자신의 비즈니스가 운영되고 있는 환경을 폭넓은 시각으로 두루두루 둘러보는 것이다. 이는 날마다 되풀이되는 공부를 단순한 과업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대학 입시를 위한 준비 과정 혹은 해당 분야의 탐구를 위한 밑거름 작업으로 인식할 수 있는 폭넓은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셋째,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관행에 도전하는 질문도 과감하게 던져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학습 과정에 적용해본다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공부 내용, 학교 활동, 사회적인 이슈 등에 질문을 과감히 던져보는 것이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전략적 목표 이해, 전체 상황을 보는 넓은 안목, 합리적인 의사결정 및 실행을 위한 실용적인 조언들이 담겨있다.

만약 여기서 나아가 보다 능동적인 독서를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실제 기업 사례들에 전략적 사고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전략적 사고의 한 방법으로 협소한 시각을 유지하는 것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 제시된다. 즉, 아웃사이드 인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봄으로써 ‘빅픽처’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와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이 방법을 어떻게 업계에 적용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와인 업계 종사자들은 판매 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와인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그들에게 와인을 소비하는 이유와 와인의 좋은 점, 아쉬운 점 등을 직접 묻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전략적 사고를 위해서는 와인 대신에 맥주와 칵테일을 마시는 소비자와 이야기 나눌 것을 권장한다. 다른 주종의 소비자들이 와인이 아닌 다른 음료를 선호하는 이유와, 와인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거부감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잠재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왜 어려울까? 전략적 사고는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업무 달성을 위한 개인의 목표를 장기적으로 조망할 줄 알아야하고, 더 나아가 조직이 존속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와 목표를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스스로 깨우칠 수 있어야한다.

이는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메타인지란,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로 ‘자신의 생각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를 테면 공부를 할 때에도 무작정 하는 것 보다는 본인의 공부 방법에 대해 의식적으로 계획하고, 조절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점검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담은 개념이 바로 ‘메타인지’인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전략적 사고’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접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여기서 다루는 전략은 학생이라면 공부, 직장인이라면 업무, C. E. O라면 기업의 운영 및 조직 관리와 같이, 모두에게 무궁무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 싶다면, 책에 등장하는 실제 기업의 사례들 중 흥미로운 것을 골라 케이스 스터디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책 속 사례의 등장 배경, 진행 과정 및 결과, 그리고 비판점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개인 연구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책에 언급된 전략적 사고와 관련된 경영 서적들을 읽어보고 싶다면, 다음의 목록들을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초격차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 권오현, 김상근

「다가올 미래, IT 빅픽처」

「조직과 의사결정」 시요우민, 류원뤼, 무윈우

「트레이드 오프 – 초일류 기업들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선택」 케빈 매이니

「최고의 팀을 만드는 사람관리의 모든 것」 스티븐 로빈스

정민영
월간정성민 에디터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교육공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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