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2021.04.29), 교육부와 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은 2023학년도에 치러질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그 골자를 살펴보면,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치르게 될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정시 전형과 수시 전형 모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겠다. 서울 소재의 16개 대학에서는 정시 모집을, 비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에서는 수시 모집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학 입시 전형에서 일종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 증가는 교육부의 권고 아래 이루어졌다. 2019년 11월, 교육부는 정시 모집 비율이 낮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시 모집 비율을 40%까지 올릴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문제로 발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었다. 이에, 16개 대학 중 9개의 대학(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은 이미 2022학년도에 정시 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나머지 7개 대학도 (경희대, 광운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중앙대) 2023학년도에는 40%의 모집 인원을 정시로 선발하게 되었다. 특히, 서울대는 기존 30.1%에서 40.1%까지 정비 모집 비중을 확대하여, 정시 선발 인원이 366명 증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시 모집 인원을 더하면, ‘SKY’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전년 대비 397명이 늘어난 4,761명이 된다.

반면, 비수도권 소재 대학의 상황은 다르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은 도리어 정시 모집 비율을 줄이고, 수시 모집 정원을 확대하였다. 그 이유는 극심한 학생 모집난 때문이다. 지난달 PEDA에서도 다루었듯이(『월간 정성민』 4월호, [PEDA] 한전공대, 벚꽃엔딩, 그리고 괴짜 선발 참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의 대학 정원 미달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비수도권 대학은 수도권 대학보다 앞서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해, 정시보다 먼저 치러지는 수시 모집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수시 전형에 이미 합격한 학생들을 다른 대학의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에, 수시 제도를 활용하여 입학생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수도권 대학의 2023학년도 정시 모집 비율은 지난해 17.7%에서 13.9%까지 줄어들었고, 수시 모집 비율은 전년도(82.3%)보다 3.8% 포인트 증가한 86.1%로 확정되었다.

나름대로 전략적인 접근이지만, 비수도권 대학의 학생 미달 현상이 쉽사리 완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학령인구는 감소하였으나, 거꾸로 전국 4년제 대학의 모집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23학년도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 9,124명으로 전년도보다 2,571명 증가하였다. 정원을 채우기 위한 자릿수는 늘었지만, 그 자리를 채울 학생 수는 턱없이 모자라기에, 비수도권 소재 대학은 도리어 전례 없는 대규모 미충원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학령인구 감소 탓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미충원 인원이 생기면 그 인원을 다음 대입 모집정원에 합산할 수 있는데, 2021학년도에 미충원 인원이 대거 발생해 2023학년도 모집에 반영되었다.”고 말했다. 편입학 등으로 비는 인원을 이용해 신산업분야 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는 제도가 생겨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가 가능해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일보, 2021.04.29, 이윤주 기자-


그렇다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떨까? 전체 모집정원이 늘어났기에, 입시가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국 단위로 본다면 여전히 수시 전형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 전형에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2023학년도 정시 모집을 두 단계로 나누어, 1단계는 수능 성적 100%로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수능 성적 80점과 교과 평가 20점을 합산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서울대의 방침이 대교협 심의를 통과한 것이다. 정시 전형에 응시할 예정인 경우에도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에 소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입시가 쉬운 해가 있었겠냐만, 2023학년도의 입시 역시 결코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계와 사회 전반에 고질적으로 쌓인 문제가 입시를 아이러니의 굴레에 빠지게 하였다. 하지만 미리 낙담할 이유도 없다.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차곡차곡 성실하게 대비하면, 혼란한 상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갈 수 있다.

[참고 자료]

이윤주, 「저출산에 학령인구 줄었는데, 대입 모집인원은 늘었다」, 『한국일보』, 2021.04.29.; https://news.v.daum.net/v/20210429060003377(2021.04.29. 접속)

김수현, 「서울 주요 16개 대학 2023학년도 정시로 신입생 40% 이상 선발(종합)」, 『연합뉴스』, 2021.04.29.; https://www.yna.co.kr/view/AKR20210428164051530?input=1179m

(2021.04.29. 접속)

정선희 작가
서강대학교 사학•신문방송학 학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연극영화전공 석사
교보문고 스토리 에이전시 소속 작가
소설 <연인 광복군> 저자

1 comment
  1. 2년전에 선생님 설명회를 들은적이 있었죠..제가 입시는 잘 모르지만 다른 설명회보다 솔직하게 설명해주시는것이 참 감사했답니다.그때 월간 정성민을 폰에 저장해서 가끔 들어와 귀한 글 잘 읽고 있어 감사한 맘에 답글 적습니다.
    저희 아이는 국제중을 나와 그쪽 학교에서는 비선호하는 일반고를 갔죠..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지금은 너무 잘한 선택이라 생각됩니다..기회가 된다면 상담받고 싶네요.~~^^ 치열한 대치동에서 정신건강조심하시고 언제간 만나뵐날이 꼭 오길..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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