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기쁨과 아쉬움의 순간이 교차하게 된다. 어떤 학생은 아슬아슬하게 1등급을 받아 기뻐하기도 하고, 또 어떤 학생은 1점 차이로 등급이 떨어져 아쉬움을 삼키기도 한다.

이런 아쉬움은 학생들 간의 성적경쟁이 치열한 학교일수록 더욱 심해진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석차등급지표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순적인 현상을 적극적으로 교정하기 위해, 대학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다. 오늘은 이런 평가방식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a.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활용한 평가

적극적인 조정을 위해서는 석차등급이 아닌 다른 성적지표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과목별 석차등급 외에 과목별 점수표준편차가 표시되어 있다. 이들 지표를 활용하게 될 경우 좀 더 섬세한 교과성적 평가가 가능하다.

C 학생의 1학년 1학기 수학 성적이 다음과 같이 학생부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자.

-자신의 점수/성취등급/석차등급/수강인원 : 95/A/2/356
-전체 수강생의 점수 평균 : 84.8
-전체 수강생의 점수 표준편차 : 6.2

일반적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눈에 이 성적은 단순히 2등급이다. 잘했지만 1을 받지 못해서 아쉽기만 한 2라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C학생의 이 성적은 등수로는 1등 차이, 점수로는 0.4점 차이의 2등급을 받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1등급에 가까운 2등급이다.

만약 과목별 석차가 공개되던 예전의 학교생활기록부였다면 이 아까운 차이를 대학의 평가자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C 학생의 입장에서 이 차이를 아깝다고 느낄 이유가 없었다. 석차로 성적이 표시된다면 등급보다 더 상세한 정보인 석차백분율 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석차백분율을 활용한 평가방식에서는 356명 중 1등 차이가 주는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이처럼 등급에 의한 성적 표시방법은 학생들의 한명 한명의 서열을 부여하는 기계적인 성적 산정 방식에서 벗어나 구간별로 동일한 수치의 등급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성적 경쟁 완화라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등급 간 경계에 있는 몇몇 학생들 간에 의미 있는 실제적 학력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성적을 크게 차별하게 되는 단점 또한 지니고 있다. 이러한 석차등급 평가방식의 단점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공개되어 있는 개별 학생의 원점수, 과목 평균, 표준편차 정보를 활용하면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정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수치화한 점수를 Z점수라고 한다.

Z점수는 학생이 받은 원점수와 평균 점수의 차이를 표준편차로 나눈 것을 말한다. 각 대학에서 학생부 교과성적 산출에 Z점수를 활용하는 이유는 학생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석차등급 반영 시 발생할 수 있는 학교 간 성적 편차를 최대한으로 교정하기 위함이다. Z점수는 원점수와 평균점수의 차이가 클수록, 그리고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더 높아지게 된다. 즉 Z점수가 높다는 것은 이 학생이 평균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받았고 나아가 성적경쟁이 치열한 학교에서 성적을 받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사례로 돌아가 생각해보자. C의 수학성적은 95점인데 수학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하여 Z점수를 구하면 1.645가 나온다. 실제적인 학교별 성적분포를 분석해 보면 과목별 1등급은 Z점수 1.5인 수준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1등급인 4%에 해당하는 Z점수는 1.75이지만 과목별 성적이 정규분포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오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C가 Z점수 1.5 이상인 1.6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2등급이라는 석차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C 학생의 성적은 1등급을 받기에 충분한 점수’였고, 따라서 C의 2등급은 1등급 학생들과의 차이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는 높은 최상위 점수로서의 2등급임을 의미한다. 만약 대학이 자체적으로 산정한 과목별 조정등급을 서류평가에 반영한다면 C는 수학과목에서 최상위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경험적으로 산출된 Z점수에 의한 조정등급 부여 방식은 과목별 점수분포를 활용함으로써 단순석차등급이 가진 단점을 교정해 주는 의미 있는 효과를 지닌다. 하지만 이 조정지표 또한 학업적 역량을 과소평가 받은 학생들의 성적지표를 일정 수준 교정해 줄 수 있다는 소극적인 효과만을 가질 뿐 좋은 석차등급에 의해 학력수준을 과대평가 받고 있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업 역량을 확인시켜주는 적극적인 조정 효과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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