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큰 관심은 서류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있다. 오랜 세월 성적이라는 ‘숫자’에 의해 결정되는 대학입시를 경험한 교사, 학부모 세대에게 ‘정성적 평가’라는 말은 그 무엇보다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리고 그 교사 학부모에게 영향을 받는 학생들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

서류평가의 평가 영역은 크게 두 가지, 즉 학업영역과 학업외적인 영역으로 구분된다. 학업영역은 지난 글에서 설명한 ‘학업능력’과 ‘학업태도’ 뿐 아니라 ‘성장잠재력’, 또한 자신의 미래 학업적 목표를 향한 노력의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전공적합성’ 등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영역이다.

학업외적인 영역은 학생의 정의적(affective) 특성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즉, 학업외적인 평가영역은 봉사활동 이력이나 학교 사회에서 학생이 엮어 나가는 인간관계의 모습들과 같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가진 학생의 총체적인 매력을 평가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평가영역에 대한 설명은 대학이 발표한 여러 전형안내 자료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위 내용만을 본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평가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도대체 학생의 특성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한다는 말인가?’

여러 대학은 이에 대한 설명을 최대한 모호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 기준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경우 학생 선발에 있어 대학들이 갖는 우월적 지위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과거 학력고사나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별고사, 논술고사 등과 같은 지필시험 성적만으로 합격생이 결정되던 시절에는 고등학교 교사나 학생들이 대학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었다. 당당하게 실력만으로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좋은 학업 역량을 가졌다 하더라도 대학이 서류평가에서 그 학생을 불합격시킨다면 학생 입장에서 할 말은 없다. 대학의 자체적인 전문적 판단을 통해 그 학생의 입학 자격이 충분치 않다고 결정한 일에 토를 달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서류평가의 기준이 더 깊숙이 베일에 가려져 있을수록 그 같은 힘은 더 커질 수 있다. 참교육에 가까운 고교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하게 된 학생부종합전형이 그 취지가 무색하게 또 하나의 사회적 기득권으로 자리 잡게 된 현실은 참으로 큰 안타까움을 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것은 정치적인 동물인 인간이 가진 어찌할 수 없는 한계인 듯하다.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교과 성적의 평가 – 학업능력

학교생활기록부 상에는 여러 가지 지표들이 드러나있다. 수강과목(국어1, 미적분1, 심화영어, 사회문화 등), 과목별 석차등급(1~9등급)과 성취등급(A~E), 원점수, 평균점수와 표준편차, 수강인원 등이 학생부 상에 공개되는 교과영역의 정보이다.

평균석차등급

평균석차등급은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표이다. 모든 대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기준이기도 하다. 석차등급을 통해서는 학생의 성적 수준이 학교 내의 다른 학생들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추이를 통해 학생이 얼마나 충실하게 자신의 성적을 관리해 왔는가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석차등급은 학교 유형이나 개별 학교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학력수준이 높은 학생들로 구성된 특목고나 자사고와 같은 유형의 학생들에 대해서는 그 문제점이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학생 A

학생 B

위 표에서 학생A는 석차등급을 기준으로 볼 때 학생 B에 비해 월등히 좋은 교과 성적을 받았다. 누가 보아도 평균석차등급이 1점 대 극 초반인 A의 성적은 2점 대 중반인 B의 성적에 비해 월등히 좋아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만약, A 의 학교가 A 와 몇몇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매우 낮은 학교이고, B의 학교는 전교생 대부분이 매우 높은 학업역량을 가지고 있고, 강점이 있는 과목이 서로 다른 학생들로 구성된 학교라면 어떠한가?

아마도 전자일 경우 A 가 재학하고 있는 학교의 성적은 평균이 매우 낮고 표준편차가 매우 높은 경향을 띨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A 의 성적은 독보적으로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B 가 다니는 학교의 과목별 평균점수가 90점에 근접할 정도로 매우 높을 것이고, 학생들 간의 학력 편차도 적기 때문에 성적의 표준편차 또한 매우 낮게 나올 것이라 예상된다. 위 표는 이와 같은 예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학교의 시험문제가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출제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경우라 할 수 없기 때문에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평균석차등급은 학생의 실제적인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충분한 정보를 담고 있는 지표라 말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대학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보완적 방법을 적용하고 있을까? 현실적으로 평가해야 할 인원은 많고, 평가자의 수는 적기 때문에 주어진 전형 기간 내에 모든 학생을 꼼꼼하게 평가하기란 불가능하다. 대학들은 평균석차등급 외 다른 지표들을 평가에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류평가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주에 소개할 몇 가지 방법은 대학들이 활용 가능한 현실적 대안들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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