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정부가 발표한 ‘대입 전형 간소화’ 방안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대입 전형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학마다 전형 이름이 천차만별이라 전형 이름만 보고는 학생부종합전형인지, 학생부교과전형인지 조차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입 전형 간소화 방안이 실시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그와 같은 혼란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학종과 관련된 혼란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내신을 위주로 평가하는 교과전형은 대학별로 다른 내신 반영 방법만 파악한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학종은 그 평가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전형 간의 차이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학교별로 학종을 나름의 평가방식에 따라 여러 개의 전형으로 나누어 운영하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대, 고대와 같이 학종이 추천을 받아서 지원하는 전형(지역균형선발전형, 학교추천전형)과 추천 없이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으로 나뉘어있거나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처럼 일원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파악이 용이하다.

하지만 오늘 알아볼 중앙대의 다빈치인재전형과 탐구형인재전형과 같은 전형은 구분이 쉽지 않아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그 차이를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의 설명을 들어보면 같은 학종이지만 평가방식이 서로 다른 전형이라고 하는데, 그 구분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은 면접을 수능 전에 실시하는 탐구형인재전형과 수능 후에 실시하는 다빈치형인재전형으로 구분해 왔는데 2020학년도부터는 2단계 면접고사를 일괄 폐지함으로써, 면접고사 일정 상의 차이마저 사라졌기 때문에 그 구분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두 전형간의 확연한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 중에선 ‘다빈치는 일반고, 탐구형은 특목고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라며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두 전형의 차이점이 부풀려져 일반화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글은 자칫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일반고 학생이라도 탐구형인재전형에 합격하는 사례가 많고 특목고 학생이라도 다빈치형인재전형을 충분히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전형의 인재상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별로 선호하는 전형이 있긴 하지만, 합격을 결정하는 것은 출신 고등학교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서류 평가 기준을 통해 본 두 전형의 차이

다빈치형인재전형과 탐구형인재전형의 차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중앙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다. 두 전형을 대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중앙대학교에서 발표한 〈학생부전형가이드북>의 설명을 먼저 살펴보자.


중앙대학교의 학생부 종합전형은 평가요소에 따라 크게 다빈치형인재전형과 탐구형인재전형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전형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역량과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한 전형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의 유형이 다른 전형입니다. 다빈치형인재전형이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이 고르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면, 탐구형인재전형은 탐구역량과 전공(계열)관련 열정과 성과가 특히 뛰어난 학생을 선발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 글을 자세히 읽는다면 두 전형의 기본적인 차이를 1.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이 ‘고르게’ 우수한지 2. 탐구 역량과 전공(계열)관련 열정과 성과가 특히 뛰어난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교과영역과 비교과 영역이 ‘고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탐구역량이나 전공관련 열정과 성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어떤 말인지를 알기 위해선 <학생부전형가이드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출처: 2019 중앙대학교 학생부전형 가이드북

위 표는 두 전형의 평가영역을 보기 쉽게 정리해놓은 것이다. 다빈치형인재 전형에서는 총 다섯가지- 학업역량, 탐구역량, 통합역량, 발전가능성, 인성 등의 측면에서 학생을 평가하며 각 영역은 모두 20%로 동일한 비율로 평가된다. 이 다섯 가지 평가영역에서 탐구형인재전형과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바로 통합역량이다. 단어만 들었을 경우 추상적으로 느껴지기 쉽지만, 이 역시 〈학생부전형가이드북>에서 꽤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통합역량은 학교 교육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성장과정 및 결과를 평가하며,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한 경험을 평가합니다. 교내 예술, 문화, 체육 활동 등을 통해 쌓은 기본 소양도 평가합니다.


다빈치형인재전형에서는 탐구형인재전형과 달리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과정과 결과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본인의 관심사나 진로와 관련된 활동이 굳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이행한 학생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이런 학교생활은 학교 수업이나 경시대회 등 학문적 활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예체능 계열의 활동도 주요 평가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모든 학생부 종합전형은 지원하려는 전공 관련 활동에 치우쳐서 평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지원하는 전공에 굳이 관련되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학교생활에 꾸준히 충실함을 보였던 학생들을 마다할 대학교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다빈치형인재전형은 내신을 비롯한 학교생활을 착실하게 참여한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하는 전형에 가깝다. 앞에서 말한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이 ‘고르게’ 우수한 학생은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탐구형인재전형이 가지는 차별화된 영역은 ‘전공적합성’이다. 어찌 보면 다빈치형인재전형에서 강조했던 ‘다양성’과는 상반되는 영역이라고도 볼 수 있다. 탐구형인재전형의 인재상은 학교생활을 골고루 열심히 한 학생보다는, 본인의 진로나 관심사에 집중하여 활동을 한 학생이다. 아래 전공적합성에 대한 중앙대학교의 설명을 보자.


전공적합성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지원 전공(계열)에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고 취득한 학업성취의 수준을 평가하며 전공(계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 태도와 알고 있는 정도, 노력한 과정과 배운 점을 통해 잠재 역량을 확인합니다. 학교별 교육과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교육과정 이수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학생의 환경을 고려하여 평가합니다.


설명만 보더라도 지원전공에 관하여 학생이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고 학습해왔는지를 중심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고교 교육과정에서 지원 전공(계열)에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고 취득한 학업성취의 수준을 평가한다는 부분에서는, 학생이 선택한 과목 또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특히 이과 학생의 경우, 단순히 내신을 잘 받기 위해 지원전공과 관련 없는 쉬운 과목을 선택했다면- 예를 들어 기계공학과에 지원하면서 물리2를 포기하고 수강인원이 많아 석차등급을 받기 쉬운 생물2를 선택한 경우 – 탐구형인재전형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우수한 성적을 받는 점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본인 스스로 관심 분야에 도전하고 탐구하려는 학업 태도 또한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학교별 교육과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교육과정 이수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학생의 환경을 고려하여 평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탐구형인재전형을 특목•자사고 전형이라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덧붙여진 설명이라고 생각된다. 교내 비교과 프로그램(경시대회, 토론대회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교의 학생이더라도 본인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꾸준하게 관심분야를 심층적으로 탐구해나가고 성장하는 모습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드러난다면,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업로드 될 중앙대 학생부 종합전형- 다빈치형과 탐구형의 차이는? (2) 에서는 학생기록부 사례를 통해 두 전형의 인재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2020학년도 전형의 변화와 간략한 예측 또한 이어집니다.

월간정성민 편집팀 송우리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