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입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간 입시의 한 복판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제도 변화의 목적과 달리, 그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의 겉면만 보아서는 실질적인 양상을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특히 SKY 입시의 경우 특목, 자사, 일반고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아주 사소한 변화가 큰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 할 질문과 그 답변을 통해 앞으로의 입시 변화에 대한 정확한 밑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Q. 입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예비 고1 학생 및 학부모들이 고등학교 진학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크게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앞으로의 입시는 변화의 표면적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사, 특목, 강남 일반고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크게 7가지의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정시 확대 2) 수상실적 제공 개수 제한 3) 자율동아리 1개로 제한 4) 소논문 기재 금지 5) 학생부 기재 분량 축소 6) 추천서 폐지 7) 수능 학습량 축소 정도로 요약을 해볼 수 있습니다.

Q. 정시확대가 왜 자사, 특목, 강남 일반고에 유리한 건가요?

정시가 확대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을 할 수 있지만, 결국 정시 진학의 핵심이 고난도 문항을 맞추는지, 못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난도 문항을 다루어 줄 수 있는 수준을 가진 학교가 강점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Q. 그러나 어차피 정시는 수험생들이 학교 내신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준비하는 부분이 더 많을텐데 지금과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내신이 어렵지 않은 일반고의 경우에도 그 학교에서 좋은 내신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전체 공부량의 50 % ~ 60 %를 내신에 투자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내신의 난이도가 어렵지 않더라도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일정량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특목, 자사, 강남 일반고의 경우 내신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내신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고난도 문항을 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내신 난이도의 차이 때문에 정시 확대가 오히려 특목고, 자사고 및 강남권 학교에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Q. 다음으로 수상실적 제공 개수가 제한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먼저 학종에서 수상실적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학생이 수학을 1등급 맞고 영어를 3등급 맞았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이 학생은 ‘수학은 잘 하고 영어는 잘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만일 그 학교가 학업 수준이 높은 경우라면 영어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목, 자사, 강남권 일반고의 학생들이 겪는 문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학생이 영어 경시대회에서 금상을 탄 실적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 학생은 비록 내신성적이 낮지만, 영어 능력이 굉장히 탁월한 학생이라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상실적은 학업수준이 높은 학교에서 주로 나타나는 ‘내신성적과 실제 학업능력간의 괴리감’을 어느정도 줄여주는 완충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는 일반고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고에서 내신이 좋은 경우에도 그 학생의 실력을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학교의 학업 수준이 낮아서 내신을 잘 받은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수상실적이 있다면 그 학생의 진짜 실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Q. 그렇다면 수상실적의 제한은 특목, 자사고나 일반고 모두에게 비슷하게 영향을 주는 것 아닐까요?

아닙니다. 이 경우에도 실질적으로는 일반고에 불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고의 상위권 학생들은 특목, 자사, 강남 일반고 학생들과 경쟁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상실적을 최대한 많이 쌓고 이를 입시에 적극 활용해왔었지만 그 방법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는 결국 일반고 학생들이 학종을 준비하는 기존의 방식에 제한이 생긴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항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세 번째로 자율동아리 개수가 제한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보면 좋을까요?

자율동아리 개수가 제한되는 것은 일반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지만,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특히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다수의 자율동아리에 참여하여 활동함으로써 경쟁력을 만들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자율동아리는 정규동아리보다 활동에서의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맞는 활동들로 학생부를 채워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자사, 특목고의 경우 학교의 정규동아리의 활동이 매우 체계적이고 활발한 편이기 때문에 정규 동아리만 가입해도 학생의 역량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자율 동아리 개수가 제한이 된다는 것도 표면적으로는 일반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소논문 기재가 금지되는 것이 왜 일반고에게 불리하게 작용될까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소논문의 의미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소논문의 핵심은 소논문을 썼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습니다. 소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해결했는지, 그리고 그 호기심을 해결함으로써 학생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입니다. 이는 소논문이 비중있게 평가되었던 초기 학종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소논문은 학생들의 지적 성장에 대한 평가 지표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논문 기재가 금지됨에 따라 일반고의 경우 이와 관련된 활동들을 대폭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자율동아리 탐구 대회를 없애는 등의 성급한 변화는 소논문 활동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보여집니다. 소논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소논문 기재가 금지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심층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창구 자체를 막아버린 것입니다. 한편 특목, 자사고의 경우 독서토론대회 등 학생들의 지적인 성장과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대안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논문이 금지된 것 그 자체가 일반고에 불리하다기보다는, 입시제도 변화의 대안을 효과적으로 만들지 못하는 일반고가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Q. 다음으로 학생부 기재 사항이 축소 된다는 부분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학생부 기재사항의 분량이 절반가량 줄어듭니다. 역으로 질문해보겠습니다. 글을 길게 쓰는 것이 어려울까요? 아니면 짧게 쓰는 것이 어려울까요?

네 맞습니다. 짧게 쓰는게 훨씬 어렵습니다. 내용의 퀄리티는 유지한채 분량을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결국 교사의 역량과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반고 교사분들과 특목, 자사고 교사분들의 역량 차이가 난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것은 구조적으로 수험생들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노력에 있어서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수험생들의 입시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특목, 자사고가 이러한 점에서 더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Q. 다음으로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추천서 폐지의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자사, 특목고에서 추천서를 받지 못해 제약을 받았던 학생들에게 유리해진 변화입니다. 그동안 과학고나 영재고에서는 의대 진학용 추천서를 금지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고와 영재고 학생들은 의대 진학에 있어서 많은 제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천서가 폐지되면서 의대 진학에 있어 일종의 제약이 사라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의대로 유입되는 수험생들은 대부분 일반고 수험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좋은 스펙과 학업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최저학력기준의 폐지가 함께 맞물린다면 수능 공부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특목, 자사고 학생들에 대한 진입 장벽까지 함께 무너지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Q. 최저학력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결국 마지막 요인, 수능 학습량 축소와 연결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능 학습량 축소는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일반고가 불리할 것이라고 보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민사고와 하나고의 예를 들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수능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학년이 되면서 정시로의 전환을 생각해 보는 친구들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민사고와 하나고 학생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수능 공부는 수능 공부에 맞춘 준비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기존에는 수능 공부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투자해야하는 공부량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정시 전환이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특히 많은 특목 자사고 학생들은 수학 과목에 있어 학습량의 부담이 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학 영역에서 기하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이처럼 수능을 위한 학습량이 축소됨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학업능력을 가진 수험생들의 정시 전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전체적으로 요약을 해보면, 기존에 특목, 자사고 학생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던 것들의 제약이 풀리면서 그들과 경쟁해야 하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번 입시의 변화는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하지만, 보시다시피 정 반대의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든 변화의 방향이 일반고에 비해 특목고, 자사고, 강남권 일반고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점을 반드시 유의하시고, 고입에도 철저한 준비를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민상윤
교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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