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994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했고, 일본은 2009년부터, 영국은 2014년부터, 미국과 프랑스는 2016년부터 소프트웨어를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했다. 한국도 2015년 개정 교육과정 도입에 따라 소프트웨어 교육이 2018년부터 중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19년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2학년, 2020년 중·고등학교 3학년으로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 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 발전 방안을 마련하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목표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의 체험을 통해 소프트웨어 기초 소양 함양, 중학교는 알고리즘 이해와 표현 및 프로그래밍 기초 활동을 토대로 실생활 문제 해결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 함양, 고등학교는 알고리즘 설계, 분석, 심화 프로그래밍 활동으로 다양한 학문 분야의 문제 해결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 적용이라고 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를 통해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과 교육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다행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효과적인 교육 방향 정립 및 지속적 이행 가능성 측면에서 여전히 부족하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 첫 번째는 인식의 문제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코딩 교육일까? 당장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코딩교육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 가장 크게 오해하는 것이 코딩교육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인식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프로그래머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소프트웨어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컴퓨팅 사고력과 논리적 구조를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성 향상 및 문제해결 능력을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부분 소프트웨어를 처음 접할 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코드인 printf(“Hello, world!\n”);를 따라 하고 이후 변수, 자료형, 조건문 등 기본 문법을 따라 하면서 코딩을 배운다. 그리고 나아가 효율적인 로직 구성, 알고리즘, 함수화, 파일 구조화 등 설계에 대해 학습을 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는 없다. 소프트웨어는 개발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다른 팀과의 협업, 프로젝트, 스케줄 관리 등 복합적인 방법론들이 연계되기 때문에 컴퓨팅 사고력,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들이 모두 요구되어 복합적인 사고력이 요구된다.

세계 주요국은 시대적 흐름이 된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IoT가 접목된 가전기기 등 시대의 변화를 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코딩 위주의 교육에 치중해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마저도 경쟁이 중시되는 입시교육의 영향으로 그 본질이 왜곡되었다.



  • 두 번째는 시간이 부족하다.

연간 기준으로 편성된 교육 시간이 초등 과정이 17시간, 중등 과정 34시간이다. 한마디로 중등의 경우 주당 1시간 수준이고, 초등 과정은 주당 0.5시간 수준이다. 과연 할당된 시수를 가지고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 동안 맛보기만 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 컴퓨팅사고력과 논리력은커녕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 구현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끝날 수 있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인재 배출국으로 손꼽히는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학생들이 소프트웨어를 배우고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에 집중하는 교육과정을 실행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간 70시간 이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2만여 명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배출하는 소프트웨어 스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육성된 인재는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탄생시켰고 세계적인 IT 공룡기업인 구글과 아마존을 상대로 경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런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과 국가경쟁력을 동시에 잡고 있다.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간 투자는 훨씬 미비한 수준이다.


  • 세 번째는 교원의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고자 바라는 정부의 희망과 달리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로 받는 초등학교 5·6학년 학급만 3만 9,051개에 달한다. 이 중 초등학교는 별도의 교과가 없어 담임이 소프트웨어 연수를 받아 직접 소프트웨어 교육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전체 중학교 중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수 있는 정보·컴퓨터 자격증을 소지한 정보 교과 담당 교사는 807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급한 대로 올해까지 전체 교사의 30% 수준인 6만여 명에게 직무교육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초등학교의 경우 전문교사 없이 연수를 받은 담임교사가 실시하기로 결정됐다. 과연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이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부가 수립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와 세부 내용이 좋다 한들 교육을 담당할 양질의 교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나가며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고자 하는 정부와 달리,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교육은 여전히 부실하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교원, 교육을 받아들이는 인식, 대학과 점수에 집착하는 한국교육의 현실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터를 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현재 초중고 교과목과 교육목표를 고려해 교육 활동이 잘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답을 찾는 기술 교육이 아닌, 고민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찾는 창의력 교육으로 소프트웨어 교육 방법에 대한 재정립, 재정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교육의 현실은 이런 상황이다. 물론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많은 교육자의 노력을 통해 개선되어가고 있다. 교육의 현실과 정책 간의 간극을 줄여나가며 방법론적인 수단으로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전파하고 교육하기보다, 다양한 선생님들에게 시대적 과제임을 인지하게 하고 전파할 때 더욱더 큰 효과가 나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및 국가경쟁력 강화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황지환
<월간정성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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