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제도의 추진이 그러하듯,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목소리도 다양하게 나뉘고 있다. 누군가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낙관론을 제시하고, 누군가는 제도의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며 비관론을 내놓는 상황이다.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양쪽의 목소리를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낙관론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초학력 수준이 향상하리라는 기대이다. 출석 일수만 채우면 졸업을 할 수 있었던 기존과 달리, 과목별로 이수 기준을 충족하여 학점을 취득하고, 그 학점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경쟁을 심화하는 교육 전반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이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적절히 혼용하여 내신 경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은 진로와 학업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대적 서열화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둔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취지라며 교사가 중심이 되는 지식 전달을 넘어서서, 학생 스스로 의미 있는 지식을 모으고 진로와 학업을 디자인해 나갈 수 있는 교육체제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2021.02.17., 김제림·고민서 기자-

고교학점제가 내세우는 이상과 큰 취지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율적인 교육,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는 교육, 스스로 선택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기초학력 향상에 기여하는 교육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교육의 방향이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준비가 없다면 혼란만 야기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수차례의 교육 혁신 시도를 통해 몸소 체험해왔다. 무늬만 교육 혁신이 되지 않기 위해, 비관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현재의 교원 수와 공간만으로는 고교학점제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교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때,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원의 전문성 등도 반드시 검증해야 할 것이다. 교원자격증을 가진 인력의 충원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교과별로 학급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공간 확충이 필수이다. 물리적으로 한정된 학교 공간과 교실만으로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 학습 공간의 외연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학교 현장의 유기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둘째,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지속성의 문제이다. 이 역시 우리가 여러 차례 겪어온 경험에서 비롯된 우려이다. 이에 대해 유은혜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올해 안에 출범하면 교육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속 시원한 답이 되지 못한다. 거듭되는 변화가 혼란에 그치지 않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표방하고 정권의 성향에 좌우되지 않는 교육의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 시대에 적절한 변화인가에 대한 우려이다. 지금 학교 현장은 장기화된 원격교육, 등교수업 문제, 학생 관리 문제 등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교육 당국은 우선 현재의 교육 현장을 안정화하고 학사일정을 순조롭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말로써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기보다는 능동적이고 행보로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야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 당국은 고교학점제에서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보았을 것이다. 자연히 고교학점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변화가 야기할 혼란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기에, 낙관론에 무조건 수긍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긍정적인 측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되, 부정적인 여론 또한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정책을 보완할 의무가 있다.

[참고 자료]

김제림·고민서, 「올해 초등 6학년, 고교 들어갈 때 학점제 도입된다 [Q&A]」, 『매일경제』, 2021.02.17.;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9&aid=0004750214 (2021.02.28. 접속).

장지훈·정지형, 「[일문일답] 유은혜 “고교학점제 도입되면 학교 서열화 끝나”」, 『뉴스1』, 2021.02.17.; https://news.v.daum.net/v/20210217123209847 (2021.02.28. 접속).

정선희 작가
서강대학교 사학•신문방송학 학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연극영화전공 석사
교보문고 스토리 에이전시 소속 작가
소설 <연인 광복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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