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부터 성균관대학교 수시모집에서 학생부교과(학교장추천) 전형이 새롭게 실시된다. 전형의 명칭에서 두 가지 사항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한 가지는 “교과성적(내신)이 좋아야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라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성균관대학교의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은 자사고, 특목고, 명문 일반고(서울 강남, 목동 및 지방 명문고) 출신 학생이 아닐 경우 서울대보다 합격하기 어렵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지방의 보통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합격이 쉽지 않은 전형이었다. 실제로 필자 또한 교과 평균석차등급이 1.2~1.3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추가 합격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단히 많이 보았다. 이렇게 보통의 일반고 학생들이 성균관대 학종에 합격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학생부의 전체 내용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서류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입시 노트 1> 성균관대 학생부종합전형 고교유형별 합격자 비율

∙2021학년도에 성균관대 학종 합격생의 36%가 자사고, 특목고 출신임
∙일반고 비율은 62%이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명문 일반고 출신이라 추정됨(개인적인 수집자료에 근거한 판단)
∙그렇게 보면 보통 일반고 출신 합격생은 약 35% 수준에 불과함.
∙전국의 보통 일반고 수를 감안하면 3-4개 고등학교당 1명이 합격하는 수준


학종을 ‘깜깜이 전형’이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 ‘정성적’ 평가에 잘 대비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입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그 어려움이 훨씬 더 클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과 부분만 정량적으로 반영하는 수시 전형이 생긴다는 것은 보통 일반고 학생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학종에 비해 불확실성이 매우 낮은 전형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통해 학생부교과(학교장추천) 전형의 세부 사항을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 모집인원

∙전체 모집인원은 361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10%이다.


∙655명을 모집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절반이 조금 넘는 규모(55.1%)로 적지 않은 인원이다.


∙모집단위별 세부 모집인원은 다음과 같다.

모집단위(인문)모집인원모집단위(자연)모집인원
인문과학계열40자연과학계열40
사회과학계열40공학계열70
경영학25전기전자공학부25
글로벌리더학소프트웨어학10
글로벌경제학반도체시스템공학
글로벌경영학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
교육학5건축학(5년제)5
한문교육5약학
유학・동양학10의예
국어국문학3수학교육5
프랑스어문학3컴퓨터교육5
독어독문학3생명과학3
러시아어문학3수학3
한문학5물리학3
사학3화학3
철학3건설환경공학부10
사회학5소계182
사회복지학5 
심리학3
아동・청소년5
통계학3
영상학5
의상학5
소계179


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글로벌융합학부와 글로벌리더학, 글로벌경제학, 글로벌경영학, 반도체시스템공학,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 약학, 의예가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이들 학과에서 학생부교과 전형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가 “학생부 내용을 더 섬세하게 평가”하여 학과의 성격에 더 적합한 인재(외국어 능력, 컴퓨터 이해, 의학적 소양 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데 있었다면 논술전형과 정시모집도 실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학과 중 다수가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 선발인원을 늘렸다.

이들 모집단위는 학생부교과 전형을 실시하지 않는 타당한 이유는 우수한 교과성적(내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내신만 우수한 보통 일반고 학생들을 선발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똑같이 내신성적만 우수한 경우이지만 “우수 일반고 학생들”은 학종으로 이들 모집단위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고, “보통 일반고” 학생들은 불합격하는 경우가 많았던 지금까지의 입시 결과를 볼 때 그 이유가 더 명확해 진다. 정시를 늘린 이유도 내신이 낮은 명문 일반고 학생들 중에 수능을 잘 보는 학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부교과 전형을 통해 읽어낼 수 있는 이 같은 선발 의도는 학생부종합 전형 지원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바로 “보통 일반고”에서는 학종으로 이들 학과에 지원할 때 매우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지원자격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교장 추천을 받아야 지원할 수 있다.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재수생은 지원할 수 없다.


∙학교별 추천인원은 고3 재학생의 4% 이내이다.(2021년 4월 재적 인원 기준)


∙추천인원 계산 시 소수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한다. 고3 재학생이 347명이면 4% 인원은 13.88명인데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14명까지 추천 가능


∙5학기 이상의 모든 학기 성적에 과목별 ʻ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ʼ이 기재되어야 있어야 한다.
ⓐ 과학고 등의 조기졸업자는 3학기 성적 밖에 없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다.
ⓑ 영재교 학생부에는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서 지원할 수 없다.
ⓒ 해외고 출신자나 해외고에서 1학기라도 다니고 국내고로 편입한 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술고, 체육고, 방송통신고, 학력인정고 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입시 노트 1> 전학생은 지원할 수 있나?

영재교에서 1학기 이상 다닌 후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영재교를 다닌 학기에는 ‘과목별 ʻ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이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정보가 모두 표시된 학기가 5학기보다 작기 때문이다.


과학고, 외고, 국제고에서 1학기 이상 다닌 후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지원이 가능하다. 이들 고교는 영재교와는 달리 일반고와 성적 체계가 같아 ‘과목별 ʻ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이 기재된 학기가 5학기 이상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술고, 체육고, 방송통신고, 학력인정고에서 일반고로 전학한 경우에는 어떨까? 예를 들어, 마이스터고에서 2학년 2학기에 일반고로 전학한 경우 마이스터고에서 받은 성적이 3학기, 일반고에서 받은 성적이 2학기이다. 아마도 이 경우에도 졸업하는 고교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지원이 가능할 것 같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이런 특수한 경우에는 지원 자격 인정 여부를 대학 측에 문의해야 할 것이다.


3. 전형요소 및 반영 비율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정량평가 80점은 학생부의 성적을 숫자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학생부종합 전형에서처럼 같은 1등급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우수성을 판단하겠다는 식이 아니라 1등급은 모두 1등급이고, 2등급은 모두 2등급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점수계산 방법도 다음과 같이 공식으로 정해져 있다. 자기가 어떤 점수를 받을지는 계산만 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교과전형임에도 정성평가 요소가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진로선택과목 및 전문교과를 정성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교과들은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성취등급(A/B/C)이 표시되기 때문에 다른 평가 방법을 적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일단, 표를 보면 정성평가에서 “학업충실성”과 “학업수월성”을 10점씩 본다고 나와 있다.

이 정보만으로 20점이라는 점수가 어떻게 부여될지 명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수월성과 충실성이라는 말의 의미를 통해 어떤 평가가 이루어질지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선, 충실성에 해당되는 10점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기본 점수에 가까운 점수라 생각된다. 즉, 통상적인 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면 모두 받을 수 있는 점수일 것이라는 의미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통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충실성이 부족한 과목 선택 예시

➊ <물리학2, 화학2, 생명과학2, 지구과학2, 한국지리, 사회문화,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법과정치> 중에서 4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지구과학2, 한국지리, 생활과윤리, 정치와법”를 선택한 학생이 공학계열에 지원한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과학2 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한다.

➋ <기하, 진로영어> 중 1과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실용영어를 선택한 학생이 공학계열을 지원한 경우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적힌 내용으로 수업에 얼마나 충실히 임했는가를 판단하여 점수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특 내용만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학생 중 수업에 충실히 임하지 않은 학생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충실성을 변별력 있게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월성(탁월성, 우수성) 10점에 있어서는 학생들의 간에 큰 점수 차가 날 수도 있다. 우선 과목 선택에 의해서도 수월성 점수에 변별이 생길 수 있다.

수월성 점수의 변별 예시

➊ <고급 물리학, 고급 화학, 고급생물학, 물리2, 화학2, 생명과학2, 지구과학2, 정보, 과학사, 여행지리, 정치와법, 사회문제탐구, 고전과윤리> 중 4과목을 선택할 때 공학계열에서는 지구과학2, 과학사, 여행지리, 사회문제탐구를 선택한 학생보다 고급물리학과 물리2, 화학2, 정보를 선택한 학생의 수월성 점수를 더 높게 줄 수 있을 것이다.

➋ <기하, 실용수학> 중 1과목을 선택할 때 공학계열에서는 기하를 선택한 학생의 수월성 점수를 실용수학을 선택한 학생보다 더 높게 줄 가능성이 높다.

수월성 점수에 있어서는 학교별 교육과정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일반고들 중에는 고급물리, 고급화학과 같이 전문교과를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 교육과정에 편성된 전문교과를 선택하여 이수한 학생이 교육과정에 편성되지 않아 선택할 기회가 없어 이수하지 않은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충실성 평가와는 달리 수월성 평가에서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내용이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수업시간의 탐구활동(발표, 수행평가 등)의 내용, 수업 내용을 확장 심화하여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내용이 학생들 간에 큰 차이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예시에서와 같이 학생들이 설정한 탐구주제나 참고한 자료의 수준 등을 보면 그 차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두 학생 모두 충실히 과목을 이수하였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수월성 면에서는 후자의 경우를 더 높게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로 영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나타난 수월성 비교

➊ 항상 열의에 찬 표정으로 수업에 임하고, 관련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스스로 심화 학습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은 바로바로 질문하여 이해하고 넘어감. 적극적인 성격으로 수업 중 교사의 질문에 답변을 잘 해주며, 조별 과제가 주어졌을 때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줌. 자신의 직로에 대해 직접 대본을 작성하여 급우들의 흥미를 끄는 발표를 하였음. 2학기 영어과 멘토-멘티 활동에서 멘토로 참여하여 멘티와 교과서 문접정리 및 학습, 모의고사 재풀이, 내신대비 어휘학습 등을 함께 하며 서로의 실력향상을 위해 노력함

➋ 교과서 본문 중 The help(Kathryn Stockett)을 읽고 1960년대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일했던 흑인 가정부 아이빌린의 지위에 관심을 갖고 작품 전체를 완독하였고, 1960년대는 마틴 루터 킹을 위시한 흑인 인권 지도자들이 미국 사회 전역에서 변화의 바람을 이끌고 있던 시기라는 것을 알게 됨. 1960년대 미국의 인권 관련 분위기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I have a dream>(마틴 루터 킹)을 찾아 읽고 비폭력 투쟁과 관련된 역사적 맥락,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문제 등을 공부함.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문화”, “소수자로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고 학술제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유령: 누가 소수자인가”라는 주제로 한국 사회 속에서 보편적 인권이라는 이름 밑에 가려진 소수자(외국인 노동자, 일용직 청소부 등)의 인권실태를 알리는 활동도 수행함.

그렇다면 정량평가 점수에 대한 정성평가 점수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가 궁금해 진다. 성적 경쟁이 치열한 일반고 학생의 경우 교과 등급에서 깎인 점수를 정성평가로 얼마만큼 만회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일단 정량평가의 표를 보면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석차등급123456789
반영점수100989585705030200

표를 보면 3등급까지는 큰 감점이 없는데 4등급부터 감점 폭이 매우 크다. 이를 통해 이 전형이 3등급 이내에 있는 학생들은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를 통해 합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평균석차등급이 2.5인 경우 정량평가 점수는 대략 95~97점 정도의 점수가 나오고, 평균석차등급 1.5인 경우는 98~99점 정도의 점수가 나온다. 두 학생의 점수 차는 대략 2.5점 정도이다.

정량평가의 반영비중이 80%이므로 2.5점에 0.8을 곱하면 2점 정도의 차이가 나게 된다. 정성평가에서 이 2점을 만회하려면 변별이 없는 충실성 10점에서는 기대할 수가 없고, 수월성 10점에서 2점을 만회해야 한다. 만약 수월성 10점의 평가를 다음과 같이 등급 점수로 부여한다면 2점은 충분히 만회할 수도 있는 점수가 된다.

수월성 등급 평가 예시

등급A+ABCDF
점수1086420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해 성균관대의 학생부교과(학교장추천) 전형이 1등급 극초반 학생들만 합격하는 한양대 학생부교과전형과는 달리 2점대 중반의 서울 강남권 학생들도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전형이 어떤 성격으로 운영될지는 전적으로 대학 측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것은 2022학년도 입시가 끝나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때, 위 분석이 타당했는지를 분석하는 글을 작성하는 것도 흥미있을 것 같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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