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고 싶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을까?’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진료실을 찾는 학생 분들이 많이 고민하는 내용입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대학생, 취준생(취업준비생), 심지어 직장인 분들조차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느라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각자의 공부 방법이나 필기 방법은 다를 수 있겠지만, 여러분 대부분이 ‘내가 한 공부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보기 좋게 정리하거나, 학습한 과목과 시간을 적어두는 경우도 있어요. 하루하루 쌓여가는 기록은 불쑥 찾아오는 불안감을 가라앉힐 만큼 믿음직스러운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저는 짧은 글을 통해 ‘우리 마음에 대해 기록하는 것’ 또한 불안을 해소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전달 드리고 싶어요.

​김지영 웹소설 PD는 자신의 인생 속 글쓰기에 대해 ‘나를 지탱해 준 기록 병‘이라 말합니다. 김PD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록 없이 흘러간 기억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고 모래알처럼 흩어지기에 그의 기록들은 ‘걱정수첩’부터 ’버킷리스트’까지 다양하게 이어져요.

경험과 함께 흘러나온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는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 받는 모습과도 닮아있습니다. 솔직함이 묻어나는 언어로 스스로의 이야기를 종이 위에 꺼내 놓은 뒤, 자신으로부터 나온 감정과 생각들을 바라보는 것. 다른 사람의 확인과 평가 없이, 오롯이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과정은 정신심리치료에서의 ‘치료적 훈습’ 과정과 같습니다. 이제부터 불안에 대한 진료만큼 강력하면서도 간단하고 쉬운 ‘글쓰기 도구’를 소개해 드릴게요.

​불안으로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편해지기 위해 제일 먼저 시작할 수 있는 행동’을 물어보면 저는 말합니다. 스스로의 경험에 대해 ‘전문적(tech)’으로 써보라고요. 단 4가지, TECH하면 됩니다.

​1. T, Tried; 불안을 없애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은 무엇인가요?

-> 불안한 생각과 감정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

-> 불안을 피하기 위해 시험 시간에 이미 푼 문제들을 자꾸 확인했다.

2. E, Effective; 시도한 방법이 불안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었나요?

-> ‘불안을 밀어 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 시간만 낭비하게 되어 효과적이지 않았다.

3. C, Cost; 그 방법을 시도하면서 당신에게 어떤 ‘손해’가 생겼나요?

-> 감정을 밀어내는 시도만으로도 지친다.

-> 읽지도 못하고 찍게 되는 문항들이 생겼다. 점수가 떨어졌다.

4. H, Hope; 내가 하기를 ‘바라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 거의 모두들 맞출만한 문제부터 빨리 풀고, 남은 어려운 문제들도 시도는 해본다.

자고로 내가 겪는 불안에 대해 가장 전문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생생한 표현으로 기록된 TECH를 통해 불안으로 방해를 받게 되는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지요. 궁극적으로 TECH는 ​​불안, 공포, 공황, 고통스러운 기억이 내가 원하는 행동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불안 퇴치에 특화된 내 마음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세요. 그냥 TECH하면 됩니다.

임수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논현 SG정신건강의학과의원 대표원장
대한불안의학회 평생회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평생회원
대한수면의학회 평생회원
대한최면의학회 정회원
대한비만연구의사회 평생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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