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월간정성민 10월호에서는 연세대학교 논술전형에 합격하여 재학 중인 J군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수리 논술 및 과학 논술을 준비하는 과정과 공부방법 등 합격생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생생한 조언을 담았습니다.

Q. 수리 논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

수리 논술 준비를 굉장히 일찍 한 편이다. 처음 논술을 시작하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부터였다. 논술을 시작했을 땐 ‘논술을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컸고, 돌이켜보면 당시 2학년이었던 나와는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학원도 여름부터 다니기 시작했지만 열심히 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논술을 준비하게 된 것은 3학년 올라가기 전 겨울 방학 때부터였다. 그 때부터 학원 수업도 열심히 듣고 복습도 꾸준히 하게 됐다.

논술을 일찍 준비했던 이유는 내신과 모의고사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국어’ 과목 때문이다. 수학과 과학에는 굉장히 자신이 있는 편이었지만, 국어는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정시를 준비하기에는 국어성적이 많이 모자랐고, 내신도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었기에 학종만 준비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수학은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기도 했고 다른 과목에 비해 공부할 때 재밌었다. 수학 자체에 거부감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리 논술을 결심했던 것 같다. 이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도움이 되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선배들이 학원도 추천을 해줬고 논술에 대해서도 많은 설명을 해주었다. 여러 조언을 듣고 논술 준비를 일찍 시작할 수 있었다.

Q. 처음 수리 논술을 접했을 때의 느낌

수학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수리 논술에 강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신이나 모의고사를 보고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하며 풀이방법을 보여드렸을 때마다 ‘풀이가 깔끔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수학 점수는 숫자에 불과하다. 정답을 맞히는지 아닌지에 따라서만 성적이 달라진다. 하지만 논술은 정답 뿐만 아니라 풀이과정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깔끔하게 쓰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논술을 남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처음 논술문제를 접했을 때는 예상보다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어려운 문제를 제한시간에 맞춰 풀어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첫 문제를 풀 땐 평소에 내신, 모의고사에서의 수학 공부와 전혀 다른 영역의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 수리 논술이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학원에서 수업을 꾸준히 듣고 여러 유형의 기출문제를 접하다 보니 수리 논술을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내신 수학 문제를 풀 때에도 논술에서 사용되는 풀이 방식을 쓰며 공부하다 보니, 논술에 따로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논술 실력이 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논술공부를 하는 습관이 들어서 매우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들 중 논술 준비에 스트레스를 가진 학생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능과 내신 준비만으로도 벅찬데, 언제 논술까지 공부하고 있냐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수리논술은 수학 공부를 하면서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면서 풀이과정을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그것만으로도 논술 준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Q. 어느 대학을 위주로 준비를 했는지

수시의 6개 카드를 다 논술 전형으로 쓰진 않았다. 고려대학교는 학종을 썼고,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중앙대학교는 논술전형을 썼다. 최종적인 결과만 말하자면 논술전형 중에서 연세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 합격했다. 연세대학교는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논술시험을 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2019학년도 입시 기준으로 이후 연세대학교 논술전형은 최저등급이 폐지됨) 다른 학교 논술 시험을 보기 전 분위기 파악을 위한 경험을 하고자 시험에 응시했다.

Q. 시험을 보고 난 뒤 합격할 것으로 예상했는지

수능 후 처음 봤던 시험이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시험이었다. 우연히도 같은 날에 시험을 본 대학교들에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다. 연세대학교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사실 합격을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잘 봤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고 앞서 말했듯 최저등급도 맞추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몇 시간 뒤 보았던 서강대학교 논술은 보고 나온 뒤 ‘정말 잘봤다’ 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자신 있는 유형의 문제이기도했고, 평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인 서강대학교 논술이지만 그해 유독 유독 시험이 쉽게 나왔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쉬운 난이도의 시험에 강한 편이다. 쉬운 문제일수록 다른 학생들이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풀이과정을 얼마나 깔끔하고 논리적으로 쓰는지에 따라 당락이 나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풀이과정을 쓰는 데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강대학교 논술 전형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수리 논술과 수학 성적의 상관관계

물론 학생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최상위 대학(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의 논술 전형을 노린다면 적어도 수학 모의고사 등급이 1등급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2등급까지도 힘들다고 본다. 최상위 대학의 논술 전형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1등급이어야 최소한 ‘합격할 수 있을 정도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학에 입학 후 논술 전형으로 합격한 친구들의 성적을 들어보니 대부분 수능 수학 점수가 96점-100점으로, 1등급 중에서도 높은 점수대를 가진 친구들이었다.

논술이라는 입시전형의 특성상, 소위 말하는 ‘한방’을 노리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정시로, 혹은 학종으로는 갈 수 없는 최상위 대학을 논술 전형으로 합격하는 사례가 주변에 있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치열하고 합격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기본적인 수학 베이스가 없다면 합격할 확률이 급격히 적어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Q. 본인만의 논술 공부법이 있다면

보통 처음 논술을 시작하면 논술형 답안을 작성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풀이방식을 적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랬고 대부분의 학생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쓴 답안지와 합격생 답안지를 비교해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한글의 유무’다. 숫자와 수식으로만 가득 찬 답안지보다, 짧더라도 식의 관계를 풀어서 한글로 설명한 답안지가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 논술에선 무엇보다 채점자의 입장에서 읽기 편하고, 논리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술을 처음 시작했던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에는, 제출 전 내가 쓴 답지를 다시 복습하지 않았다. 혹시 계산 실수가 있었는지, 답이 왜 틀렸는지에만 집중해서 검토한 후 제출하곤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턴 제출 전 내가 쓴 답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아무리 잘 풀었다고 생각하는 문제더라도, 논리 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다거나, 중요한 설명 과정을 지나치게 생략했다거나 등 답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정할 사항들이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논술을 일찍 시작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주일 중 논술에 투자하는 시간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 토요일 아침 9시부터 1시까지 학원 수업을 들었고 그 이후 독서실에서 수업 들었던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혼자서 복습할 땐 첨삭받은 내용을 중심으로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아닌가 싶다. 다시 문제를 풀면서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풀이 방식과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새로운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도 물론 사람에 따라 효과가 있겠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자주 틀리고 어려워하는 문제를 ‘완벽하게’ 다시 풀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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