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022학년도부터 수능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생기게 되었다. 평가원은 이들 과목에 대해 조정원점수를 적용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그동안 들어 보지도 못한 이 낯선 점수 체계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이 글을 작성하였다.

먼저, 왜 이렇게 낯설고 복잡한 점수체계를 도입하는지 생각해 보자. 미적분과 기하에서 각각 11명의 학생이 시험을 봤고 점수가 다음과 같다고 하자.

(미적분)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기 하) 50 55 60 65 70 75 80 85 90 95 100

그리고 미적분을 선택한 A학생과 기하를 선택한 B 학생의 점수가 각각 다음과 같다고 하자.

A학생의 미적분 과목 점수 : 70점

B학생의 기하 과목 점수 : 85점

이 두 학생이 자신의 선택과목에서 받은 원점수를 수능성적에 그대로 반영할 경우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두 학생의 점수에 15점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두 점수는 모두 과목 내에서 4등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A 학생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점수 분포에 차이가 나게 된 이유 중 점수 반영에 있어 의미있게 고려해야할 것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1) 두 과목의 시험 난이도는 비슷하지만 학력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기하과목에 몰린 경우

(2) 두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비슷하지만 미적분에 비해 기하과목이 쉽게 출제된 경우

A 학생은 (2)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할 것이다.

A의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평가원이 과목별 각 선택과목 내에서의 등수에 따라 두 학생의 점수를 같게 인정한다는 발표를 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번에는 B 학생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다행히 85점으로 4등을 하여 비교적 성적이 좋은 B 학생이 반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하에서 50점을 받은 학생의 반발이 생길 수 있다. 자기 점수가 미적분 0점과 같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수반영의 공정성에 관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번에 평가원에서 발표한 선택과목 원점수 변환방법은 이런 논란을 없애기 위해 만든 통계적 기법이다. 다음은 평가원에서 발표한 조정원점수 변환 공식이다.

조정원점수 공식

복잡해 보이는 이 공식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지 차근차근 확인해 보도록 하자.

2. ‘(자기 선택과목점수)-(선택과목 평균)’의 의미

선택과목별 원점수

(미적분)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평균: 50)

(기 하) 50 55 60 65 70 75 80 85 90 95 100 (평균: 75)

조정원점수 변환공식에서 ‘(자기 선택과목점수)-(선택과목 평균)’이라는 같은 계산 과정을 포함시킨 이유는 A 학생의 주장을 받아들여 점수를 공정하기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절차이다.

두 학생의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과목 평균으로부터 각 학생의 점수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비교함으로써 절대평가의 성격을 가진 원점수가 상대평가의 성격을 가진 점수로 변환된다. 이렇게 변환된 점수를 (편차 점수)라 한다.

(편차점수)=(자기 선택과목점수)-(선택과목 평균)

수능 원점수에 대해 이와 같은 변환을 하는 이유는 각 고등학교에서 서로 다른 난이도로 출제되는 학교별 내신시험 원점수를 대학입학 전형에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대입에서 내신성적은 과목별 원점수(절대평가 점수)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성격을 가진 점수인 석차등급 형태로 반영된다. A, B 학생 각각의 (편차점수)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A학생의 미적분 과목 점수 : 70점

B학생의 기하 과목 점수 : 85점

A 학생의 미적분 과목 (편차점수) : 70-50=20점

B 학생의 기하 과목 (편차점수) : 85-75=10

그리고 과목별 평균인 50과 75를 활용하여 미적분과 기하 과목 전체의 (편차점수)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선택과목별 (편차점수)

(미적분) -50 -40 –30 –20 -10 0 10 20 30 40 50

(기 하) -25 –20 –15 –10 -5 0 5 10 15 20 25

3. (편차점수)를 선택과목별(미적분, 기하 과목의) 표준편차로 나누어 주는 과정의 의미

2번 단계(편차점수 변환)의 방법을 통해 점수의 성격이 상대적인 의미로 바뀌긴 하였으나 여전히 문제가 있다. 2를 적용하여 (편차점수)를 구해도 A의 점수(20점)와 B의 점수(10점)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편차점수)를 수능성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이번에는 B의 반발이 예상된다. 과목 내 등수는 A와 같고, 점수는 더 높은데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불만을 제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편차점수)를 각 선택과목별 표준편차로 나누어 주는 이유는 이런 문제를 교정하기 위해서이다.

선택과목별 원점수

(미적분)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평균: 50)

(기 하) 50 55 60 65 70 75 80 85 90 95 100 (평균: 75)

선택과목별 (편차점수)

(미적분) -50 -40 –30 –20 -10 0 10 20 30 40 50

(기 하) -25 –20 –15 –10 -5 0 5 10 15 20 25

두 선택과목의 점수분포를 보면, 미적분 과목은 등수가 하나 상승할 때마다 점수가 10점씩 올라가지만, 기하 과목은 5점씩 상승한다. 기하 과목의 점수가 미적분 과목에 비해 촘촘히 모여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원점수와 편차점수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즉, 미적분과 기하 과목에서 모두 최고점수인 받은 100점 학생 두 명의 학력 수준이 같고,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90점 학생과 95점 학생의 학력 수준이 같고,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인 80점과 90점 학생의 학력 수준이 같고, …,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0점과 50점 학생의 학력 수준이 같다고 가정하면, 위 점수 분포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미적분 과목에서 받은 10점은 기하 과목에서 받은 5점과 동등한 점수이다.

기하보다는 미적분 과목에서 학생들 간 학력 수준의 차이가 더 큰 숫자로 표현되어 있을 뿐인 것이다. 같은 정도의 학력수준 차이를 10점으로 표현하든 5점으로 표현하든 중요한 것은 아니게 된다. 이는 160km를 우리 나라에서와는 달리 미국에서 100마일로 표현하는 것과 같다. 두 값의 차이는 거리를 재는 단위가 서로 달라 나타나는 것일 뿐 거리 자체의 차이는 아닌 것이다. 우리 나라의 거리가 미적분 점수라면 미국의 거리는 기하 점수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점수를 같은 값으로 변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서로 다르게 표현된 거리 값을 같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의 160km를 1.6으로, 미국의 100마일을 1로 각각 나누어 주면 된다. 그렇게 되면 두 값은 100으로 같아진다. 같은 방법으로 선택과목별 점수에 대해서도 미적분 점수를 10으로 기하 점수를 5로 나누어 주면 된다. 그럴 경우 선택과목별 편차점수가 다음과 같이 동등한 점수로 변환되게 된다.

선택과목별 원점수

(미적분)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평균: 50)

(기 하) 50 55 60 65 70 75 80 85 90 95 100 (평균: 75)

선택과목별 (편차점수)

(미적분) -50 -40 –30 –20 -10 0 10 20 30 40 50

(기 하) -25 –20 –15 –10 -5 0 5 10 15 20 25

선택과목별 2차 변환점수

(미적분) -5 -4 –3 –2 -1 0 1 2 3 4 5

(기 하) -5 -4 –3 –2 -1 0 1 2 3 4 5

이제 두 과목의 점수 분포에서 같은 등수에 있는 학생의 성적이 모두 같아지게 되었다. 만약 두 과목의 같은 등수에 있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같다는 가정이 충족된다면 여기까지 변환한 점수(2차 변환점수)를 수능 성적으로 활동해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 시험에서는 이런 변환을 할 때 이 예시에서와 같이 단순하게 5와 10으로 과목별 점수를 나누어 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다음의 예시를 보자.

선택과목별 원점수(학생들 간의 점수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

(미적분) 0 8 16 35 44 59 61 73 88 92 100

(기 하) 51 59 63 65 71 72 84 88 92 97 100

위의 점수분포에서는 앞선 예시의 점수분포와 달리 학생들 간 점수 간격이 일정하지가 않다. 이럴 경우 나누는 숫자를 무엇으로 해야할지 결정하기 어렵다.

이런 곤란함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 표준편차이다. 표준편차는 학생들의 점수가 얼마나 촘촘하게 모여 있는지, 얼마나 듬성듬성하게 퍼져 있는지를 의미하는 값이다. 학생들 간 점수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표준편차를 구하여 과목별 점수를 나누어 주면 된다.

이렇게 편차점수를 표준편차로 나눈 점수를 (표준화점수)라 한다.

원래 예시에서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표준편차는 각각 31.62, 15.81이다. 두 과목의 편차점수를 이 값으로 나누어 두 과목의 (표준화점수)를 구해보자.

선택과목별 원점수

(미적분)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평균: 50) (표준편차: 31.62)

(기 하) 50 55 60 65 70 75 80 85 90 95 100 (평균: 75) (표준편차: 15.81)

선택과목별 (편차점수)

(미적분) -50 -40 –30 –20 -10 0 10 20 30 40 50

(기 하) -25 –20 –15 –10 -5 0 5 10 15 20 25

선택과목별 (표준화점수)

(미적분) -1.58 -1.27 -0.95 –0.63 -0.32 0.00 0.32 0.63 0.95 1.27 1.58

(기 하) -1.58 -1.27 -0.95 -0.63 –0.32 0.00 0.32 0.63 0.95 1.27 1.58

두 과목의 편차점수를 표준편차인 31.62와 15.81로 각각 나누어 준다는 것은 미적분에서 받은 31.62점이 기하에서 받은 15.81점과 동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원점수의 점수 분포에서 학생들 간 점수 간격이 각각 10, 5로 나타나서 그 비율이 2:1의 관계에 있는 것과 같이 각 점수분포의 표준편차 간 비율 또한 정확히 2:1임을 알 수 있다.

A 학생의 미적분 과목 (표준화점수) : (70-50)/31.62=0.63

  B 학생의 기하 과목 (표준화점수) : (85-75)/15.81=0.63점

  •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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