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을 하면서 영재학교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그 학생들과 얘기하는 일은 내게 있어 상당히 즐거운 일들 중 하나였다. 외골수적인 성격을 가진 학생들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은 학술적으로 진지하고 자유분방한 생각을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영재학교의 학생들을 보며 그동안의 생각에 다소간의 혼란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내가 만난 학생들의 말을 통해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으나, 확실히 감지할 수 있는 사실은 ‘영재교의 영재교 답지 않은 변화’이다.

학생부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는 영재교 학생이 컨설팅을 왔다. 앉은 자리에서 학생부를 꼼꼼히 읽어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성적 평점이 4.0을 넘는 우수한 학생이라 생각했는데, 연구활동이나 기타 학생부 상의 활동을 이래 저래 아무리 고려해 봐도 그 내용이 성적과 너무 큰 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이 연구 주제들로 어떻게 연구했는지 설명 좀 해줄래요?”

“그냥 대학 랩에 가서 교수님이 알려준 대로 실험만 했어요.”

“그럼 이 자기소개서 내용은 뭐에요?”

“그건… 자소서 봐주시는 선생님이 그렇게 쓰자고 하셔서 쓴 거에요.”

“영재교 학생들은 이런 연구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아닌가?”

“그건 몇 명만 그래요. 대부분 내신 공부만 해요.”

사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에 영재학교가 너무 많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