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규직 교직원을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적은 데 대해 16일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죄송하다”면서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6일 낸 성명에서 “조 교육감이 전국 교원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고 공분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공식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2020년 3월 16일자 기사 발췌)

서울시교육청이 중·고교 1학기 중간고사 대신 ‘수행평가’를 권고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은 중·고등학교의 1학기 중간고사를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로 대체하라는 권고가 담긴 ‘2020학년도 학업 성적관리지침’을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반대하고 있다.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란 결과물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하는 ‘과정’들을 평가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필고사보다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특히 대입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은 “명확한 기준과 답이 없어 공정하지 않다”, “무임승차자들은 어쩔 것이냐”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사이트 2020년 3월 16일자 기사 발췌)

코로나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고 있다. 4월 개학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간고사를 생략하고 수행평가로 중간고사를 대체하자는 교육부의 권고안이 발표되었다. 학사일정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책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크다.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이와 같은 반대 여론의 배경에 담긴 메시지는 쓰라리게 다가온다.

수행평가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시험의 변별력이 낮다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어이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중간고사가 실시되는 목적은 학생들의 실력을 변별하기 위함이 아니다. 중간고사는 두 가지 유형의 평가인 진단형 평가와 선발형 평가 중 진단형 평가에 해당된다. 진단형 평가는 학생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향후 수업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평가이다. 따라서 진단평가에 점수 변별을 운운하는 논리는 애초 성립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이런 말이 안되는 주장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학생부전형에서 교과성적 등급 평균이 소수점 아래 자리까지 세세하게 점수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반발이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진단형 평가는 진단형 평가답게 학생이 어느 수준의 성취도를 보였는지 대략적인 참고 자료로만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나 우리의 현실은 그와 거리가 멀다.

대학이 자신들이 만든 대학 입학 전형안을 진지하게 반성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주장이 사라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진단형 평가가 그 목적에 맞게 운영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교사들의 행태에서 찾아낼 수 있다. 중간고사, 수행평가, 기말고사 등 진단을 위해 실시되는 시험을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교사는 많지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이러한 현실은 교사들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학교가 입시를 위한 무한 경쟁의 장이라 비판하는 교사들이 많지만 교사들은 이런 무한 경쟁의 굴레를 만든 주체가 누구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 스스로가 시험의 본질적 목적을 도외시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입시지옥이 시작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할 것이다. 누군가의 사소한 말실수를 물고 늘어지며 사과를 요구하기에 앞서 스스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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