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봄바람과 꽃샘추위가 한 편의 브루스를 추는 계절이다. 한 손으로 여름을 맞이하면서 다른 손은 겨울과 작별하지 못한다. 참 요상하다. 봄바람이 그래서 무서운가?

계절은 춤을 춰도 수험생들은 그 장단에 발 한 번 맞출 수 없다. 3월의 시작과 동시에 학력평가가 시작되고, 그 시작이 곧 고 3의 시작을 알리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자신이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지 평가 받는 자리이고, 고3 이라는 긴 터널의 첫 걸음이기도 하다.

그런 모의고사가 끝났으니 언론에서도 이곳저곳에서 기웃거리며 3월 학평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다음은 한 언론사의 기사 토막이다.

올해 첫 모의고사는 고3학년에게 입시 전략의 척도로 활용되는 중요한 시험이다. 본인의 실력을 전국적 위치에서 객관적으로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시에 집중할지 수시에 집중할지 등 입시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항별 정답률도 제공되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수준의 문제까지 맞출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생들은 3월 학평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질문을 한다. 과연 이 성적이 11월 수능 성적과 얼마나 상관성을 가지는지 궁금해 한다. 아마도 질문을 하는 학생의 눈빛은 제발 관련 없다는 대답을 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자꾸 봄바람처럼 변덕을 부리고 싶어진다. 한 번 겁을 줄까 생각도 들고, 안심을 시켜줄까 생각도 든다.

한 번 생각해 보자. 3월과 11월은 어떤 연결성을 갖고 있을까? 만약 3월과 11월에 같은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최소한 3월에 공부했던 것과 똑같은 것만 11월까지 공부해야 한다. 물론 시험 범위가 늘어나니 딱 그 만큼만 공부하는 노력을 추가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다. 명색이 고 3인데 아무리 공부를 안 해도 그 정도도 안 할 학생이 있을까? 슬럼프를 3월부터 11월까지 유지하는 것도 쉽게 성공하기 어렵다.

물론 언론에서처럼 정시와 수시의 선택의 기로라고 하지만, 이는 현장에서는 조금 이질적인 이야기이다. 수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논술 최저등급이 없는 학교를 지원하는 경우와 학종을 지원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의 지원이 분리되어 있는 현실에서 수능을 워낙 못하지 않는 이상 정시까지 염두에 둔다.

변화는 언제나 현실을 인식하면서 시작된다. 나 자신을 모르고 나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3월의 모의고사는 바로 그런 변화의 출발점을 알리는 신호이다. 11월 수능에서 3월과 같은 성적이 나올까봐 걱정하는 것은 11월에 지구가 멸망하지 않을까봐 고민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합은 시작되었다. 내 출발점이 마음에 안 들어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자. 그것이 우리가 3월에 봄바람과 꽃샘추위 속에서 모의고사를 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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