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지인이 물었다.

“요즘은 어떤 과목을 잘해야 대학 가는데 유리할까?”

사실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지인의 질문이 너무 앞서가서 놀라긴 했다. 하지만, 입시관련 드라마가 유행하는 것을 봐도 대한민국에서 입시는 모든 부모에게 최고의 관심사인 것은 맞을 듯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도대체 어떤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지. 그런데 그런 학생들의 공통점은 크게 낯설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하나의 기사를 살펴보게 되었다.

“영어 4등급 받고도 서울대 붙었다…”올 정시 이변

기사의 내용은 서울대 합격한 학생 중에 수능 영어에서 4등급을 받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1등급을 받는 상황에서 서울대를 영어 4등급으로 합격했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그 원인을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제에서 찾는 기사였다. 절대평가제와 영어 4등급이 무슨 상관?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제는 2018학년도에 도입되었는데, 상대평가에서는 상위 4%의 학생만이 1등급을 받았는데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0점 이상의 학생 모두가 1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 마디로 2등급이었던 학생이 모두 1등급이 된 것이다. 당연히 서울대 같은 상위권 대학은 변별력이 낮아질 것을 우려했고, 수능이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시에서 영어 등급의 점수차이를 거의 두지 않게 되었다. 1등급과 4등급의 점수차이가 1.5점에 불과하다. 그 결과 영어는 4등급을 맞아도 국어나 수학 혹은 탐구(사회, 과학)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수능에 절대평가제가 도입된 이유는 과도한 사교육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서울대 정시합격생의 수능 영어 성적만 본다면, 정부의 절대평가제 도입 취지가 성공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현재 입시는 수시가 최소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수시에서 좋은 학생부를 갖고 있는 학생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대부분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다. 영어와 관련한 대회도 많을 뿐 아니라, 보고서나 소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 참고 문헌의 폭을 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 중에 영어와 관련 없는 전공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학에서 교원을 선발할 때 영어 강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을 것이다. 정시에서 영어의 비중이 낮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딱 그 정도뿐이다. 입시 전체로 봤을 때, 영어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참고로, 영어 4등급이 서울대 합격했다는 사례는 작년 입시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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